한국 vs 해외 매크로 규제: 사후 처벌부터 사전 차단까지의 격차

글로벌 봇 규제 동향을 비교하고, 기업이 선제적 탐지와 트래픽 무결성 관리를 도입해야 하는 이유를 알아보자.
Dec 03, 2025
한국 vs 해외 매크로 규제: 사후 처벌부터 사전 차단까지의 격차

악성 매크로와 봇 트래픽이 전체 웹 트래픽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티켓팅, 여행, 리테일 산업에서 자동 구매, 좌석 점유, 계정 탈취 등 심각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기존 보안만으로는 정상 사용자를 가장한 자동화를 식별하기 어려워, 각국은 사후 처벌에서 사전 탐지·차단 중심의 규제로 전환하고 있다. 한국 역시 ‘암표 근절법’ 등 제도 개선이 시작됐으며, 미국은 BOTS Act와 Fans First Act를 통해 플랫폼의 기술적 대응 책임을 강화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이러한 글로벌 규제 흐름과 산업별 사례를 바탕으로, 기업이 갖춰야 할 사전적 봇 대응 기준을 정리한다.

왜 지금 ‘매크로 규제’가 중요한가?

전 세계 웹 트래픽의 51% 이상이 봇 트래픽이라는 Imperva Bad Bot Report 2025의 통계는 이미 인터넷의 절반 이상이 자동화된 요청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AI 기반 자동화 기술 발전에 따른 결과로, 범용 AI 도구가 점점 더 널리 보급되면서 전문적인 기술 없이도 누구나 자동화 봇을 손쉽게 만들고 배포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악성 봇 활동은 6년 연속 증가하고 있다. 

악성 봇은 웹 스크래핑, 계정 탈취, 자동 구매, 재고 소진, 가격 왜곡 등 다양한 형태로 서비스 운영을 위협하며, 전 산업에 걸쳐 공정성 붕괴와 서비스 장애를 유발하는 핵심 리스크로 거론되고 있다.

매크로 bad bot의 정의와 사회적 문제 유형 5가지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는 주요 봇 유형은 다음과 같다:

  • 웹 스크래핑 봇 (Web Scraping Bots) : 웹페이지의 데이터를 대량으로 수집하며 서버 부하 유발 

  • 스캘퍼 봇 (Scalper Bots) : 한정판 상품(운동화, 콘솔, 명품 등)을 몇 초 만에 사재기하여 재판매 시장을 형성

  • 좌석 스피닝 봇 (Seat Spinning Bots) : 항공권 등의 좌석을 반복적으로 자동 구매·예약해 결제 없이 좌석을 점유하거나, 수요 예측을 왜곡

  • 스팸·광고 봇 (Spam Bots) : 악성 메시지를 대량 생성·배포

  • 크리덴셜 스터핑 봇 (Credential Stuffing Bots) : 유출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자동화된 봇으로 대량 로그인 시도에 사용하는 해킹 공격 방식

티켓팅, 여행, 스포츠 등 전반적인 분야에서의 악성봇 피해는 전 세계적인 추세로 보인다. Thales Bad Bot Report 2025에 따르면 여행·항공 산업의 41%, 리테일 산업의 59%가 봇 트래픽이며, 소비자와 기업 모두 피해가 증가하는 추세다.

주요 산업별 피해 사례 

봇 피해는 티켓팅, 여행 및 항공, 이커머스 등 다양한 산업에서 일어나고 있다.
봇 피해는 티켓팅, 여행 및 항공, 이커머스 등 다양한 산업에서 일어나고 있다.

티켓팅 산업 (엔터테인먼트 & 스포츠) 

  • 최근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입장권이 999만원에 거래되는 등 암표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국세청 조사 결과, 한 암표 업자는 8년간 매크로를 이용해 티켓을 구매한 뒤 웃돈을 얹어 파는 방식으로 4억 원의 부당 이득을 취득했다.

  • 일반인은 수만에서 수십만 번대 순번 대기 후 남는 좌석을 예매해야 해 대부분 티켓 구매에 실패하지만, 암표 업자들은 매크로를 이용해 1∼2분 안에 접속해 다수의 티켓을 확보한다. 이런 방식으로 한 암표상은 뮤지컬 티켓 등 331장을 판매해 1억원을 챙겼다. 

여행·항공

  • 항공 산업에서는 악성 봇이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으며, 특히 운임 스크래핑, 좌석 스피닝(재고 점유), 마일리지 계정 탈취와 같은 공격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자동화된 공격은 정상 이용자의 서비스 이용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항공사에 막대한 재무적 손실을 초래하는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 코레일과 에스알이 차단한 불법 매크로 프로그램 사용 건수는 2020년 81건 → 2025년(1~8월) 54만 9,032건으로 폭증했다. 

이커머스·리테일 

  • 한정판 운동화가 출시됐을 때 '스니커 봇'의 공격으로 1초 만에 5회 결제가 이뤄지는 등 일반 소비자들이 구매 기회를 원천적으로 차단당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한정판 제품이 봇에 의해 싹쓸이된 뒤 리세일 시장에서 10배 가까운 가격으로 거래되면서 소비자 불만이 폭증했다.

  • AI 봇은 사람처럼 행동하며 상품을 초고속 구매해 재판매하거나, 웹사이트를 과부하시켜 일반 사용자의 구매 기회를 빼앗는다. 탈레스(Thales)에 따르면 블랙프라이데이 기간에는 계정 탈취(ATO) 공격이 283% 증가, 하루 평균 AI 기반 자동화 요청이 7,100만 건에 달했다. 

문제는 기존 보안 규제로는 봇 매크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유는 기존 보안 규제는 사용자 인증과 시스템 침투 방지에 초점이 맞춰진 ‘인증 보안’ 중심이고, 매크로는 ‘트래픽 조작’ 문제이기 때문이다. 봇 매크로의 경우 실제 유저처럼 행동하거나 웹사이트의 정상 기능을 악용한다. 공격 방식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기존 보안 규제로는 악성 자동화를 식별하기 어렵다

한국의 매크로·봇 관련 규제 현황

한국에서 매크로 봇 관련 규제는 공연법, 국민체육진흥법, 이스포츠법 등을 통해 암표나 불법 전매 행위를 사후 처벌하는 형태로 존재해왔다. 

문제는 다음과 같다: 

  • 사후 적발 중심이므로 효과가 낮음 

  • 암표 거래와 매크로 사용을 동시에 입증해야 하는 구조 

  • 단속 인력 및 기술 기반 부족으로 실효성이 낮음 

  • 플랫폼에 대한 사전 차단 의무 및 기술 기준이 부재해 서비스 제공자가 사전 피해를 방지하기 어려운 구조

최근에는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입법적 개선이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 11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이른바 ‘암표 근절법’을 통과시켜 콘서트와 스포츠 경기 티켓을 부정 구매하거나 판매할 경우 최대 50배의 징벌적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명시했다. 부정 판매로 얻은 이익을 몰수·추징하고, 신고자에게는 포상금을 지급하는 조항도 포함되어 있어 제재의 실효성을 강화했다. 

이번 입법을 계기로 사전적 억제 체계를 마련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된 상황이나, 여전히 ‘사전 차단 기술 의무화’까지는 도달하지 못한 상태다. 

미국의 봇 규제 동향 비교

미국은 단순 암표 규제 수준을 넘어 “자동화 우회 행위 자체를 법적으로 금지하고 기술적 조치를 요구하는 단계”로 진입한 상태라고 볼 수 있다. 

  • Fans First Act

    • Fans First Act는 티켓 판매의 투명성, 소비자 보호, 그리고 봇 기반 자동화 공격에 대한 보고 의무 강화를 통해 미국 티켓팅 시장의 공정성을 회복하기 위한 종합적인 규제 패키지

    • 이벤트 주최자 및 티켓 플랫폼이 공정한 티켓 구매를 위한 접근 제어 시스템 또는 기술적 조치를 갖추도록 규정 

  • BOTs Act 

    • 미국은 2016년 '봇 액트(BOTS Act)'를 제정해 티켓 사이트의 보안장치·구매 제한을 우회하는 소프트웨어(봇)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봇뿐 아니라 다중 IP, 가짜 신원, 복수 카드 사용 등 우회 행위 자체를 위법하다고 명시하고 있다. 

    • 2021년 첫 집행에서 FTC는 수천 개의 IP와 가짜 계정을 활용해 Ticketmaster의 시스템을 우회한 사례를 적발해 수백만 달러의 민사 제재를 부과했다.

  • Boss & Swift Act 

    • Boss and Swift Act는 티켓 가격 불투명성, 기만적 판매 방식, 접근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의된 미국 소비자 보호 법안이다. 법안은 Ticketmaster, StubHub 등 주요 플랫폼이 모든 수수료를 포함한 총액을 사전에 명확히 표시하도록 요구하며, 구매 과정 중 가격 변경을 금지하고, 티켓이 어떻게 배분되고 판매되는지에 대한 투명한 정보 공개를 의무화한다.

글로벌 규제 흐름이 기업에 주는 시사점

글로벌 티켓팅 규제는 사전 차단 중심으로 전화되면서, 플랫폼 기업에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글로벌 티켓팅 규제는 사전 차단 중심으로 전화되면서, 플랫폼 기업에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글로벌 티켓팅 규제는 이제 사후 처벌에서 사전 차단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2025년 FTC는 Live Nation과 Ticketmaster를 대상으로 봇 허용 및 암표 재판매 관행 혐의로 소송을 제기했다.

핵심 쟁점은 명확하다:

“플랫폼이 자동화 우회 행위를 탐지하고 차단할 의무를 다했는가?”

이 사례는 단순 보안 설정만으로는 규제 요구를 충족할 수 없으며, 기업이 ‘사전 차단 능력’을 갖추지 못하면 법적 책임에 직면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앞으로는 법적 규제 + 기술적 탐지·차단 시스템의 결합이 사실상의 표준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 즉, 단순 방어 수단이 아니라 능동적이고 정교한 트래픽 무결성 보장 체계를 갖추는 것이 플랫폼 운영자의 책임이 될 전망이다.

실제 매크로 탐지/차단 성공 사례 

  • 에스티씨랩의 ‘봇매니저(BotManager)’는 총 12종의 동적 및 정적 탐지 정책을 이용해 매크로와 보안 시스템 우회 시도까지 차단한다. 지난 5월 티켓플랫폼 예스24는 수많은 팬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데이식스 콘서트와 불꽃야구, 그리고 백현 단독 콘서트에 매크로 차단 솔루션을 선제적으로 적용했다. 해당 예매 과정에서 봇매니저는 약 4,300만 건의 매크로를 탐지하고 차단했다. 

  • 에스티씨랩은 봇매니저의 온프레미스 버전인 ‘엠버스터(MBuster)’를 국내 11개 대학교에 시범 설치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전체 트래픽의 절반에 가까운 44.29%가 매크로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례들은 규제가 요구하는 사전적 통제 능력을 기술적으로 충족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근거다.

기술적 사전 통제로의 전환

전 세계 규제 환경은 더 이상 ‘봇을 적발했는가’가 아니라, 티켓 플랫폼이 악성 매크로를 사전에 탐지하고 차단할 기술적 체계를 갖추었는지를 기준으로 기업의 책임을 판단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따라서 공정한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단순한 보안 설정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봇 트래픽 관리와 자동화 탐지·차단을 포함한 정교한 기술적 대응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기업과 플랫폼 운영자의 필수 역량으로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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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에스티씨랩